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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들레헴의 별 ]

"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 네 인생의 주인공도 나. "

Sentin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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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작

라인하르트 폰 헤센
Reinhardt von hessen


남성 | 13세 | 158 cm | 52 kg

교만한 엘리트
자기중심주의
욕심쟁이

#keywo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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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

귀한 낯짝이었다. 헤센이 십 년을 꼬박 감추다 내놓은 얼굴에 많은 이목이 쏠리는 건 당연했다. '어딘가 하자가 있어 수도 귀족들에게 선보일 낯이 안 되었거나, 반대로 보석함 속 17캐럿 다이아처럼 아주 끔찍이 여기며 보살폈으리라.' 세간의 평이 팽팽하게 맞섰으나, 어느 쪽이 정답이든 라인하르트의 혈통을 의심하는 목소리는 없었다. 라인하르트 폰 헤센은 헤센 백작을 조형틀로 빚어 그대로 주조한 것처럼 쏙 빼닮았으므로. 이목구비의 미세한 기울기나 심지어는 눈썹의 밀도까지 '나는 헤센입니다'를 강하게 주장하는 외모였다. 때문에 갑작스럽게 나타난 라인하르트 폰 헤센 역시 턱을 새침하게 치켜들며 헤센의 자존심을 주장할 수 있던 것이다.

 

호사가들의 입을 빌려 '나는 헤센입니다'를 기술하자면 이렇다. 봄볕 창가에 기울어진 햇살을 실타래로 엮어 짠 듯한 금빛 머리카락, 한낮의 적양처럼 열기 가득한 홍채. 발랄한 혈색이 번진 투명하고 맑은 피부. 자기주장이 강한 화려한 이목구비와 그들 간의 협동력을 보여주는 대수적 배치. 침을 섞어 바른, 극본의 일부처럼 과장된 부분을 덜어내어도 전형적인 귀족의 낯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지루한 표정으로 하인의 몸단장을 받으며 생각했다. 꼭 짐승의 혀로 그루밍을 받는 것 같다고. 흐트러지는 것에 크게 신경을 쓰지는 않았으나, 어쨌든 라인하르트는 늘 어디 내놓기 좋은 모습으로 꾸며져 있었다. 헤센 백작의 외양이 제법 근사했으니 그를 빼닮은 겉보기가 나쁘지 않은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그와 그의 딸과의 특별한 차이점을 꼽자면 단연 표정을 꼽을 수 있을 터. 알기 힘든 백작과 무감한 동생에 비하면 상당히 유들유들했다. 입술은 예술가가 숨을 참고 그은 단 하나의 획처럼 반듯하고 유려한 선을 그렸고, 늘 확신에 차 있는 당당한 표정을 지었다. 보기 좋으나 다소 작위적이다. 어린아이의 낯을 굳이 깊게 들여다보는 사람은 없었으므로 이따금씩 입꼬리가 꿈틀대거나, 눈썹이 까딱거리는 모습까지 보여지는 일은 없었다.

 

눈빛은 거칠었다. 표정은 곧잘 꾸며도 눈은 눈꺼풀을 감지 않는 이상 적나라하게 보일 수밖에. 어떤 낯을 하든 번들거리는 망막의 굴절은 한없이 뜨거운 열기를 가두고 있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것에는 말없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붉은 눈으로 대답했다. '어쩌라고.' 내지는, '두고 봐.' 허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느낀 바를 새빨간 색이 일으키는 편견이라고 치부했다.

 

또래보다 약간 큰 적정의 체구. 성장기 소년들이 으레 그렇듯 먹기는 또 많이 먹었다. 헤센 백작을 빼닮았으니 제법 크게 되겠다며 기대를 샀는데, 그 스스로는 백작보다 더 크고 강대해지기를 기원했다. '발을 옮기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다면 좋을 텐데.' 구겨지고 접힌 데 없이 단정한 차림으로 헤센을 벗어났다.

Profile
 
이능력

 

발화 / 불을 일으킨다.

 

라인하르트가 처음으로 이능을 펼친 날, 그는 이 능력을 발화라 명명했다.

불을 일으킨다, 이 얼마나 단순명쾌한 설명인가. 백골조차 불사르는 화마는 곧 생의 잔재를 하늘로 바친다. 삿된 것들에게 친히 화장까지 치러 주니 실로 자비롭기까지 하다.

그는 펠리시움의 안목을 존중하는 의미로 매해 포동포동한 수컷 돼지의 멱을 따 번제를 올렸다. 물론 이능 대신 원시적인 부싯돌을 사용하여 이 얼마나 편리한 능력인지 다시금 확인했다. 인간의 역사는 불과 함께 시작되고 번영해 왔다. 그러니 영광스럽지 않을 리 있나.

불을 일으킨다, 그 이상의 설명은 필요하지 않을 터. 가능성에 불과했던 작은 불씨는 제물을 잡아먹고 몸집을 키울 것이다. 죄를 씻어내는 연옥의 불길 앞에선 모두 평등한 장작에 불과하리라.

 

 

성격

[ 교만한 엘리트 / 자기중심주의 / 욕심쟁이 ]

대외적 성향
교만한 엘리트

 

 산란하는 샹들리에의 빛이 볼을 쓸어내리는 밤, 푸른 피를 가진 사람들은 모두 저마다의 연장을 준비한다. 두터운 미소나 눈웃음, 날카롭게 벼려진 지성과 말솜씨 같은 것들. 칼만 들지 않았을 뿐이지 사람을 찌르는 방법은 무수히 많다. 수도에 난데없이 등장한 라인하르트 역시 그 귀족적인 모든 것들이 준비된 소년이었다.


 절제된 몸가짐은 최소한의 조건이다. 문장을 이루는 낱자마다 거룩함이 흘러넘치고, 손을 뻗기보단 시종을 거느릴 줄 알아야 진짜 귀족이다. '혀에 기름칠까지 되어 있으면 끝났지.' 포도주 대신 포도주스로 입안을 적시다 보면 곧 이리떼가 모여든다. 어린 메시아, 그것도 갑작스럽게 나타난 가문의 장남이 먹음직스러운 화두라는 것을 모르지 않았다. 그러니 이왕 입에 넣어질 거라면 에피타이저보단 메인 디쉬가 낫다. 사교계 데뷔의 진짜 시작은 연회장에 발을 들일 때가 아니라, 입술을 떼는 순간이었다.


 호감을 사는 헤센 백작의 얼굴을 하고 단 말을 쏟아내면 다들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저명한 철학가가 기술한 문장을 읊으면 '과연 신에게 선택받은 메시아!'하고 금칠을 해 줬다. 라인하르트는 타고난 배우였고 타고난 학자였다. 침략 없는 수도에서 신을 부르짖는 안온함이란 꽤나 매력적이었을 터, 신실한 얼굴로 펠리시움의 이름을 말하면 모두가 "오오, 펠리시움이여!" 하고 우스운 연극에 동참했다. 말로써 사람을 주무르는 것쯤이야 음식을 씹는 행위와 크게 다를 것 없었다.

 기실 귀족답다는 뜻이 라인하르트에겐 독이다. 세상이 반쯤 무너지면서 남은 사람들의 인간성도 마모되었다. 그가 보기에 타인의 가치를 존중하는 이들은 거의 남지 않았고, 모두 야비한 탐욕을 부리며 땅에 남은 재화를 긁어모으기에 급급했다. 속 좋은 사람들은 진즉에 괴물 혹은 괴물 같은 자들의 먹잇감이 되었을 테다. 한가락 하는 사람들은 모두 수완 좋은 장사꾼뿐이다. 그러니 귀족답다는 뜻은, 적어도 라인하르트의 사전 안에선 비열과 교만의 유의어다. '물론 세상 어딘가에는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있을지 모르지. 적어도 나는, 헤센은 아니야.'

 성경에 따르면 교만은 죄악이다. 교만한 눈빛과 거짓된 혀와 사악한 꾀를 꾸미는 마음과 신속히 해악으로 치닫는 발은 펠리시움께서 특히나 미워하시는 죄목이다. 허나 라인하르트는 신전으로 흐르는 거대한 자본의 힘을 알았다. 펠리시움께서도 인정한 황금에 그 누가 말을 얹으랴.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무척이나, 빌어먹게도 잘 학습한 라인하르트였다. 겸손이 달라붙은 돈 따위는 없다. 시장의 흐름엔 언제나 이득 보는 자와 굶어 죽는 자가 생긴다. 인간과 교만은 세상이 멸할 때까지 함께할 테니, 순진하게 살다 된통 당하는 것보단 이쪽에서 먼저 뒤통수 때리고 다니는 게 낫지 않겠나. 라인하르트는 자신의 시선이 비뚤기보다는 세상이 비뚤었으리라고 굳게 믿었다. 보기 좋은 옷을 걸치고 듣기 좋은 목소리를 내며 악마 새끼처럼 웃었다.

 일축하자면, 라인하르트 폰 헤센은, 얌전한 척 굴어도 불같은 성질머리에 비관적이고 치졸하며 상당히 재수가 없었다.

 

 

타인과의 관계
자기중심주의

 모든 천체가 지구를 중심으로 순환하는 것은 세계의 법칙이다. 하물며 저 거대한 태양조차도 거룩한 성령처럼 완벽한 원의 궤도를 그리며 돌고 있지 않나. 라인하르트에게 우주의 축은 곧 자신이며, 타인은 모두 먼발치에 놓여진 별에 불과했다.


 분명 존재하지만 아주 작게 보이는 것들. 각각 다른 밝기로 빛나는 별들을 구분하는 방식은 간단했다. '내게 이익이 있는 사람인가, 아닌가.' 타인의 쓸모는 인정하나 교감은 불필요하다. 별은 너무 멀고 사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의 세상에서 살아 숨 쉬고 걷고 사고하는 것은 오직 자신뿐이었다. 라인하르트는 제법 깍듯하고 친절해 보였지만, 누구 하나 마음에 두는 사람이 없었다.

 때때로 그는 생각했다. '손에 잡히지도 않는 허상을 두고 그토록 많은 시인들이 노래했던 까닭을 모르겠어.' 친구는 빵을 두고 경쟁하는 라이벌이며 가족은 피만 나눈 타인이다. 사랑? 그건 말할 것도 없는 구제 불능의 쓰레기다. 어차피 귀족으로 태어나 센티넬로 각성한 이상 허울 좋은 육체도 팔아먹기 딱 적당하다. 자신을 얼마나 비싸게 파느냐가 사교계의 주된 맥락이라면 오죽할까. 라인하르트는 자신의 값어치를 높이는 일이라면 혀에 돼지기름을 바르는 정도는 아무렇지 않게 할 재간이 있었다. 예컨대 감정을 논하는 것 또한 수단이다.


 친교를 입에 담으며 겨우내의 북풍처럼 건조한 눈을 했다. 사람들은 그가 이능대로 불같은 열정을 가졌으리라 짐작했고, 실제로도 틀리진 않았으나, 심장에 갇힌 뜨끈한 열기가 밖으로 새는 일은 없었다.

다만 영영 거스르지 못하는 운명 하나. 라인하르트 폰 헤센은 센티넬이다. 혼자서는 존립 자체가 불가능한, 기생충과 같은 삶을 선고받은 교역자. 언젠가 자신의 근간을 뒤흔들 거대한 흐름을 경계했다. 향락에 젖어 이성과 이지를 잃는 자신의 모습은 도무지 상상할 수가 없었다.


 그럴 때마다 눈앞에 막연한 상상 대신 생크림 케이크를 가져왔다. 그가 생각하기에 가이드는 먹음직스러운 케이크와 다를 게 없었다. 개중에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딸기 생크림 케이크도 있을 터. 무른 딸기를 포크로 찍어누르며 생각했다. '이미 케이크 없이 살아가는 법은 잊어버렸는걸.' 눈앞에 단내 나는 음식을 두고 참으라는 건 고역이다. 입안 가득 과즙이 넘실 흘렀다. 처음부터 입에 대지 않는다, 매일매일 후식으로 먹는다. 입을 열심히 오물거리고 있자니 후자가 더 쉽고 좋아 보였다. 대충 어리바리한 시골뜨기 하나 붙잡고 입맛대로 주무르면 그만이지 않나. 가이딩을 받아본 적 없는 만용이 대단했다. 휘둘리기보단 휘두르는 쪽이 될 거라고 단언하며 토핑 하나까지 남김없이 먹어 치웠다.

 그리고 이맘때쯤,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는 헛소리를 지껄이던 미치광이가 심문관에게 끌려갔다. 라인하르트는 진심으로 혀를 찼다. '내가 발 딛고 있는 이곳이 세계의 중심이라니까.'

 

인간성의 본질
욕심쟁이

'꼭 짱이 될 거야. 꼭 짱이 돼서 다 패고 다녀야지.'
유치한 망상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아카데미로 향하는 여정의 전날 밤, 따뜻한 우유를 마시고도 잠이 오지 않아 뜬눈으로 천장을 보았다. 넘실대는 기대감과 정체를 알 수 없는 막연한 두려움이 한데 섞여 가슴을 눌렀다. 문득 숨구멍이 막혔는지 확인하고자 입을 열었다. "···라인하르트 폰 헤센. 만나서 반가워. 앞으로 7년은 마주 볼 사이니 편히 대해 주길 바라." 좋아, 호흡의 간격과 연구개음의 혀 굴림이 몹시 적절하다. 지독히도 귀족스럽다. 그럼에도 알 수 없는 갑갑한 기운이 들은 탓에, 보석함 속에서 작은 돌들을 꺼내 쥐었다. 서로 부딪히며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귀를 간지럽혔다.

 알렉산드라이트, 투어멀린, 페리도트. 마른 눈으로 보석을 보았다. 대강 보아도 불순물이 전혀 섞이지 않은 상등품이었다. 손에서 돌을 굴리며 생각했다. 위태롭게 휘청거리는 세상 속에서 반짝이는 돌 좀 얻겠다고 입씨름을 하는 꼴이 이해는 안 되겠다고. …그래도 귀한 건 귀한 거다. 특히나 동생의 보석함 속에 있던 거라면. 그 애가 소유한, 소유했던, 소유했었던 것을 손에 쥐는 행위가 야릇한 만족감을 일으켰다. 거의 강탈에 가까웠던 것도 제 동생은 신경도 안 쓸 테지. 사실 그게 가장 기분 나쁜 부분이었는데, 어쨌든 기이했던 감각이 숨구멍을 틀어막는 일은 더 이상 없었다.

 무언가를 물리적으로 손에 쥔다는 건 '갖고 있다'는 확신을 들게 했다. 정말 갖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그냥 남의 건 다 좋아 보였다. 제게는 없는 것이 다른 이의 손아귀에 넘어간 그 부당함이 너무나도 괘씸했다. 비록 헤센의 장자로서 때깔 고운 옷이 입혀지고, 윤기 흐르는 로스트 비프가 입안 가득 쑤셔 넣어졌지만, 원래 남의 케이크가 더 커 보인다고 하지 않던가. 비록 빼앗은 케이크는 생각보다 그렇게 맛있지 않고, 반짝이던 보석이 제 손안에선 굴절을 달리할지라도···.

 욕심은 곧 완전함에 대한 욕망이며, 결핍의 증빙이다. 부족할 거 없어 보이는 라인하르트 폰 헤센은 어느 방면에서든 늘 부족함을 느꼈다. 옷을 입을 때나, 대화를 할 때나, 심지어는 식사 중에도. 이따금씩 뇌를 좀먹는 이능의 열기보다도 더 괴로운 것은 이런 기이한 감각들이었다. '내가 응당 가져야 하는 것들을 갖지 못한다면, 도대체 나는 어디서 내 것을 요구해야 한단 말이야?' 갖고 싶다고 다 가질 수 있는 건 아니었으니 속에 화가 쌓이는 것도 당연했다. 회유와 설득, 협박으로도 풀리지 않는 것은 이를 아득바득 갈며 다음을 기약했다.

 이따금씩 불을 켰다. 성냥불에 가까운 아주 조그만 불씨였다. 마른 눈으로 불 속에서 피어오르는 것들을 보면서, 여태껏 가지지 못한 것들에 대해 생각했다.

 

기타사항

 

 

1. 헤센

 

엘리시움의 북서쪽, 긴 강을 따라 광활하게 펼쳐진 너른 대지. 추수절이 되면 황금빛 이삭이 목을 적시는, 마르지 않던 풍요를 지킨 땅. 각종 산물이 풍부하고 광물질이 많이 매장되어 있다. 이런 풍요로운 자연의 혜택으로 인해 헤센은 일찍부터 물물 교환이 빈번하고 거래도 활발하였다. 해안과 가까운 이웃 영지를 통한 교역이 주 수입원.

 

건국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단 한 차례의 굴곡도 없이 헤센의 이름을 지켜온 혈통, 헤센. 수도와는 거리가 있는 데다가 항상 중립을 표명했기에 정계에서는 영 힘을 쓰지 못했으나, 제 영지 안에서만큼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 이단과 반역자의 머리가 은쟁반 위에 올라가는 동안 헤센은 늘 그 자리에서 견고하게 자리를 지켰다. 당연히 쌓인 재산도 많을 수밖에.

 

 

 

2. 라인하르트 폰 헤센

 

헤센의 장남. 보통 수도에 거주하지 않는 귀족들도 양대 기념일에는 황궁 연회장에 출석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그가 열 살이 되는 해의 탄신 대축일에서 처음으로 얼굴을 알렸다. 이전에는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한 사람이 대다수. 관련한 질문에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 많이 아팠고, 그동안 공기 좋은 곳에서 요양했다.

- 열 살을 못 넘긴다는 진단을 받아서 이름을 알리지 않았다.

- 각성하면서 병이 나았다. 이제 괜찮다.

 

부러 습한 얼굴을 하며 아픈 과거를 말하는 소년의 면전에 초를 치는 각박함은 없었다. 오히려 동정과 관심을 샀고, 그건 라인하르트가 원하는 바였다. 비련한 과거가 있는 무해한 아이는 경계를 허물기에 적당하니 말이다. 애당초 이미 적법한 헤센의 혈통으로 인정받은 사안에 외부인이 왈가왈부할 문제는 아니기도 했다.

 

11살에 곧바로 입학하지 않은 이유는 두 살 터울의 동생과 함께 입학하기 위함이다. 아무렴, 곁에 두는 친족만큼 안전한 호위도 없지 않겠는가. 일단 겉으로는 다정한 오빠의 노릇을 했다.

 

 

 

3. 행동 양식

 

목소리 : 변성기 초입에 걸친 조금 낮은 목소리. 발성이 명확하고 경쾌하여 상대가 되묻게 하는 일이 거의 없다. 대부분의 경우 부드럽고 온화한 말투를 사용한다.

행동 : 흠잡을 데 없는 귀족의 예법. 식기 다루는 데 애를 쓰며 입안에 든 것이 고기인지 풀인지도 모르는 사람도 있는 걸 생각하면, 손짓 하나조차도 상당히 능숙해 보인다.

냄새 : 겨울의 냄새. 정확히는, 나뭇잎이 다 떨어진 마른 나무의 냄새. 오묘한 기운은 정확히 그의 이능을 묘사한다.

성격 : 일반적으로는 '온화하고 조숙한 아이.' 실제로는 그것과 꽤 거리가 있다.

 

 

 

4. 이능

 

라인하르트는 40도가 넘는 고열과 함께 이능을 얻었다. 때문인지 체온도 보통 사람들에 비해 높은 편. 보통은 따뜻하다고 느껴지는 정도지만, 이따금씩 이능의 부하로 열을 앓기도 했다. 이는 어른들 몰래 조금씩 이능을 써 본 탓으로, 아카데미 입학 전에 능력 사용을 금지하는 이유이기도 했지만, 라인하르트는 코웃음을 치며 제 손 안에서 피어오르는 불씨를 감상했다. 주어진 재능을 억누른다는 건 너무 가혹한 처사가 아닌가. 뇌가 녹아내리는 듯한 끔찍한 부작용도 참을 만했다. 이는 곧 아팠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으니 일석이조인 셈.

 

손안에 피어오른 불꽃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저택을 다 태워먹을 생각이 아니라면 조심스럽게 다룰 수밖에. 방구석에서 아주 작은 불씨를 피워서 달고나를 만들었다. ···그러니까, 설탕과 소다를 녹인 과자 말이다. 헤센의 금고에는 요만큼도 갉아먹지 못했겠지만, 설탕은 아주 귀했기에 제법 사치라고 불릴 만했다. 완성된 과자를 입에 물고 빨아먹으면 그렇게 달고 맛있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나중엔 요리를 해 볼까, 화력 조절 연습도 될 텐데. 그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5. 기타 사항

 

생일, 대지에 하얗지 않은 부분이 없던 아주 시린 겨울에 울음을 터트렸다.

 

의외로 대식가다. 워낙 느긋해 보여서 잘 모를 법한데, 남들이 한 번 칼질할 때 두세 번 칼질한다. 당연히 그만큼 입에 넣는 양도 적지 않다. 맛있는 거라면 뭐든 좋아하고, 잘 먹는다.

 

취미로는 독서 토론, 승마, 체스, 그 외 잡다하게 '귀족적인' 것들. ···을 소개하지만, 실제로는 달고나 만들기를 제일 열심히 한다. 혹은 보석 가지고 혼자 공기놀이 하기도 있다. 최근에는 각종 모양틀로 달고나의 형태를 잡아보는 중. 여러모로 모양새 빠지는 모습이라 아무도 없을 때만 한다.

 

약한 비염이 있다. 특히 털 동물을 목전에 두면 눈이 벌게진다.

'가이딩이 막힌 코를 뚫어 주지는 않겠지?'

 

 

 

 

 

 

선관

 

이레네우시 폰 헤센

 

일단은 사이 좋은 남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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